수능 영어 독해 지문이 길어지고 어려워지면서, 읽기 영역을 다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듣기 중간에 읽기 문제를 푼다거나, 대의 파악 문제의 경우 일부분만 읽고 답을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 독해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기 위해서는 이런 스킬보다는 근본적인 독해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쉽지는 않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문제점을 찾고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 정쌤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절대 밑줄 그으면서 읽으면 안 됩니다.
오래된 영화라서 잘 모를 수 있는데 영화 '타짜'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손은 눈 보다 빠르다.' 하지만 우리가 독해를 할 때는 '눈이 손 보다 빠릅니다.' 즉, 눈으로 읽어나가는 속도가 더 빠른데 밑줄을 긋게 되면, 눈도 밑줄을 따라가기 때문에 독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눈으로만 보라는 건 아닙니다. 기본적인 끊어 읽기, 주요 표현 등 을 표시하면서 읽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영어의 어순을 우리말로 바꿔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영어와 우리말의 어순은 많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동사의 위치입니다. 우리말은 동사가 문장 제일 마지막에, 영어는 주어 다음에 옵니다. 이로 인해 영어를 해석할 때 우리말로 과도하게 번역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게 됩니다. 영어 어순에 친숙해지고, 영어를 영어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문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The scientist, who had spent years researching climate change, finally published his findings in a well-respected journal.
영어의 어순을 잘 이해하려면 주어 → 동사 → 목적어 → 부가정보 순으로 의미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누가? → 어떻게 했어? → 무엇을? → 어디에?(어떻게?/언제?)
3. 단어 하나하나를 번역하지 말고, 의미 덩어리(chunk)로 읽고 이해해야 합니다.
2번 내용과 연계해서 이해하면 좋습니다. 끊어 읽기를 해야 한다고 하면 모든 단어를 다 끊어 읽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한 문장은 위 2번에서 언급했던 질문(누가, 어떻게 했어, 무엇을, 어디에)처럼 의미 단위로 3~5개의 덩어리로 나누어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끊어 읽기를 하면 3~4개 단어 정도까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겠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7~9개 단어까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 : The scientist, / who had spent years / researching climate change, / finally published his findings / in a well-respected journal. /
발전 단계 : The scientist, / who had spent years researching climate change, / finally published his findings / in a well-respected journal. /
완성 단계: The scientist, who had spent years researching climate change, / finally published his findings in a well-respected journal.
초기에는 5개의 의미 단위로 이해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2개의 의미 단위로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4. 기본적인 표현/숙어 등을 잘 이해하고 예측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위 예문에서 spend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단어의 쓰임을 잘 이해하면 독해 속도가 빨라집니다. spend는 뒤에 시간 + (in) -ing 형태를 가집니다. spent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뒤에 올 형태를 예상하며 읽으면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휘를 학습할 때 문장을 같이 보라는 얘기를 많이 이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5. 최후의 방법 : 똑같은 지문 여러 번 읽기
근본적으로 읽기 자체의 속도가 느린 학생들이 있습니다. 즉, 단어와 단어 간의 공백을 처리하는 속도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똑같은 지문을 반복해서 읽으면 이 처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나 복잡한 문장 구조 때문에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반복해서 읽으면 문장 구조와 패턴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정쌤은 한 지문을 다섯 번 정도 읽는 것을 추천하며, 첫 번째 읽을 때와 다섯 번째 읽을 때 시간 차이를 확인하면서 읽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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